[단편소설] 복수-5


[단편소설] 복수-5

“하하, 선호야.” 아버지는 아직 일어나지 못했다. 오랜 시간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그리고 여러가지 간경화의 합병증으로 팔다리의 근육들이 말라비틀어질 정도로 위축이 되었다. 아버지는 자리에서 스스로 앉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아버지는 탁해진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 눈빛을 나는 받아내기가 버거웠다. 마치 눈싸움에 진 사람처럼 그 눈빛을 나도 모르게 피해버렸다. 환자용 침대 옆에는 납작한 회색 보호자용 침대가 있었는데 좁고 불편해 보였다. 아마 그곳에서 하룻밤만 자더라도 온몸이 근육통으로 비명을 지를 것이었다. “이리 와 앉아.” 어머니가 그 딱딱해 보이는 그 보호자 침대에 쭈그려 앉아 옆을 탁탁 두드렸다. 하지만 나는 앉지 못했다. 땅에 뿌리를 내린 듯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아버지의 몰골을 보았다. 분명 좋아져서 일반 병실로 나왔다 했지만 내 눈에는 응급실, 중환자실에서 보았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더 왜소해 보였다. “엄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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