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복수-7


[단편소설] 복수-7

아버지의 병간호는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간성혼수가 일어나지 않고 제정신을 유지하려면 몸 안의 암모니아를 제거해주어야 했다. 그 독소를 빼내는 방법은 대변을 설사처럼 자주 보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아버지는 하루에 네 번씩 관장을 받았다. 한 달이 넘게 계속된 관장으로 아버지의 항문은 빨갛게 부어 살갗이 터졌다. 괄약근은 조절이 되지 않아 실금하듯 변이 흘러내렸다. 나의 일은 아버지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식사를 돕는 것도 나의 역할이었다. 그는 씹는 힘이 약해서 쌀밥을 먹지 못하고 말간 미음을 먹었다. 누가 봐도 맛없어 보이는 미음이었다. ‘저걸 어떻게 먹어?’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에겐 익숙한 식사였는지 식사가 나오자 몸을 일으켰다. 정확히는 몸을 일으키려고 끙끙댔다. 하지만 아버지의 몸은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결국 “침대 등받이 좀 올려줘.”하고 나에게 부탁했다. 나는 침대 옆에 붙어있는 리모컨으로 등받이를 올렸다. 아버지는 온몸을 꿈틀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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