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임종


할머니의 임종

할머니는 어렸을 적 부터 오빠를 참 아끼셨다. 시대적 문화가 그랬듯, 장남의 장손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는 어린마음에 불만이 많았다. 할머니댁에 가면 오빠는 와락 끌어안으시면서도 내겐 나래왔니? 라는 인사말 정도였다. 오빠랑 투닥거릴때마다 혼나는건 나였고 집으로 돌아갈때 손에 쥐어주신 용돈도 오빠의 반절수준이었다. 돈의 가치도 잘 모르던 시절, 그 돈을 받을때마다 씁쓸했던 이유는 내가 받는 사랑과 관심이 그정도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처음겪는 '차별' 나에게 친할머니는 그런 분이셨다. 그러다가 중3쯤 할머니가 중풍으로 몸이 불편해지셨고 몇 년 간 모시게됬다. 나는 불편했고 반갑지 않았다. 할머니와 살게된지 2년쯤 됬을까 여전이 어색한 사이였다. 그러던 어느 겨울 밤, 심한 한파주의보를 뚫고 친구랑 놀다 12시가 넘어 귀가했다. 걸어오는길에 손발귀가 얼어서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ㅋㅋ 집에 도착하자 거실엔 할머니가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계셨고 난 오아시스를 발견한 눈으로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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