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여행을 마치고...

"휴대폰 그만하고 바깥 경치좀 봐봐"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옆자리에 앉은 여자친구가 휴대폰만 만지고 있는 나를 보고 답답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버스는 뻥뚫린 고속도로를 달렸고, 나는 여자친구의 권유로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취직한지 얼마 안됐는지 좌석점검할때부터 어리버리한모습을 보인 버스기사, 한국을 여행중인 듯한 외국인,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또 다른 커플, 출장을 다녀온걸로 보이는 정장입은 남성..... 좁은 버스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서울을 향했다. 버스가 휴게소에 들어서자 잠을 자던 사람, 휴대폰을 하던사람, 창밖을 보던사람 모두 너나 할것 없이 일제히 일어나 기계처럼 버스 앞문을 향해 걸어갔고,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며 나 또한 기계적으로 몸을 일으켜 앞문을 향해 걸었다. 그러자 가만히 앉아있던, 여자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화장실 가려고?" 아니었다. 나는 소변이 마렵지 않았고, 손을 씻을 생각도 없었다. 그럼에도 굳이 버스를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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