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하루 4 - 남산 가는 길


반쪽하루 4 - 남산 가는 길

늦가을 이라지만 날씨가 만만치 않았다 오후의 햇볕을 비껴가는 매운 바람이 코끝을 찡하게 한다 남산은 이제 어제의 남산이 아니었다 명동역 4번출구에서 나와 남산 3호터널 방향으로 왼쪽으로 꺽어지면 멋진 전망형 에스컬레이터가 케이블카 탑승지로 안내해 준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근 삽십년간 나는 산 밑에서 뱅뱅 돌았다 땅 밑에서, 기껏해야 2~3십층 고층빌딩 엘리베이터에서, 그리고 혼잡한 터미널에서 어깨를 부딪히며 좁은 골목길에서 헤매었다 오랜 만에 고개를 드니 여전히 그 곳엔 산이 있었다 고등학교때 남산도서관에 몇 번 가보고 식물원 근처에도 가봤지만 다시 설레며 케이블카를 기다리고 있는 오늘이 새롭다 전망대, 팔각정은 그때 그대로지만 주변이 많이 바뀌었다 데크산책로가 깔끔하게 깔려있고 하늘에는 인체조형물이 둥둥 떠 있고 하지만 청춘남녀가 우글대는 곳은 따로 있었다 V자로 우묵하게 꺾어져 다정하게 앉아 사랑 할 수 밖에 없다는 의자와 사랑의 자물쇠가 수천개나 걸려있다는 그 사랑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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