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색소폰


여름날의 색소폰

여름날의 색소폰 우연히 신갈저수지에 들르게 됐어. 바람 한점 없는 날이었지. 더운 여름에 돌솥비빔밥을 시키고 파전에 동동주를 곁들였어. 생각은 없이 그저 기억만 무성히 오락가락하는 그런 날있지? 시간도 잊은 채 공연히 사각사각 잔얼음이 씹히는 술잔을 넘겼어. 인적이 드문 저수지에 왠지 모를 악기소리가 들리고. 헐렁한 런닝과 중절모 두사람의 모습이 보였어. 폭염의 열기 속을 파고드는 애잔한 색소폰의 선율. 그들은 색소폰 동료들과 단합모임으로 한잔 하고 즉석연주를 하는 거랬어. 스물아홉살 청년이 합류하고, 그는 일곱달 밖에 안된 신출내기라는데 가히 천재적이래. 줄곧 손님처럼 지켜보던 중년의 여자도 한 무리가 되서 불볕같은 여름 날의 열정을 마음껏 쏟아내고 있었어. 여름날 오후. 한적한 저수지엔 홀로 정적만이 감도는 데. 허전한 동동주잔 위로 무심히 흐르는 색소폰 소리는. 잔잔한 저수지를 건너고 더운 여름 낮을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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