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을왕리


겨울바다 을왕리

겨울바다 을왕리 거기 늘 그렇게 바다는 우두커니 있었다 오랜 만에 찾아도 어색함 없이 그냥 반갑다 바다를 보러 나온 이들이 환호성도 지르고 우르르 물가를 걷다가 손가락으로 굳은 약조도 하고 더러는 모랫벌에 헛된 낙서를 한다 매서운 겨울바람도 그들의 웃음은 차마 비껴가고 가슴 시린 사람에게만 더 가혹하다 바다에 가면 아픔을 던져 버려도 바람으로 되 돌아 오고 미련을 그만 내려 놓아도 파도처럼 되 밀려 오는 데도 그저 마지막 잎새처럼 파르르 떨기만 하다가 갯바위처럼 온 몸으로 고스란히 젖다가 그냥 철저히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 돌아오는 거다 바람이 굉음이 되어 하늘을 달린다 파도보다도 더 거칠게 나를 날려 보내려 한다 이제 오지 말라고 가까이 오지 말라고 파도가 모래사장을 훑으며 밀려온다 바람보다도 더 모질게 나를 삼켜 버리려 한다 이제는 깨어나라고 가쁜 숨을 쉬어 보라고 행복한 사람들은 바다를 곁에 두고 서로를 바라 보지만 마음이 비인 사람은 그저 바다만 바라다 본다 좁은 가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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