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하루 2 - 인왕산 가는 길


반쪽하루 2 - 인왕산 가는 길

춥다고 웅그리고 있으면 겨울 다간다고 발걸음을 재촉해서 쌕하나 달랑 둘러 메고 집을 나선다 오후 1시30분 능곡역 경복궁역에서 내려 김밥 두줄과 컵라면을 챙겨 넣고 어렸을 때 놀던 사직공원 옆 길로 해서 길을 찾아 나선다 가파른 돌계단을 지나 능선 부근에 사람 얼굴 을 한 큰 바위가 보인다 소나무를 눈썹처럼 달고서 마치 합장한 불상 의 손길처럼 경건한 모습으로 암반 사이로 난 돌길을 더 오르니 드디어 인왕상 정상 338미터 지점 조선시대 우백호라 불렀던 그 인왕산 밑으로 동서남북이 한눈에 훤히 다 보인다 심.호.흡. 3시 30분 겨우 두시간 만에 서울을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정상이 있다니 높아질 수록 눈썹 같은 소나무 위로 구름이 흐르고 마음은 이미 남도의 들녘처럼 평온함 이 가득해진다 얼른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김밥을 꺼내 덩어리째 쩝-쩝- 손바닥만한 정상에는 오랜 소나무 한 그루가 마치 산신처럼 서 있고 비둘기 한 마리만이 무심히 노니는 데 커피 한 잔으로 산신과의 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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