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청산도의 봄


슬로시티.. 청산도의 봄

슬로시티.. 청산도의 봄 차 안에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던져 넣고 페달을 밟는다 퇴근길 에서 돌아와 나는 다시 어둠 속을 달려 간다 시속 150을 넘기는 눈금. 왜 서두르는 걸까? 나를 기다려 주는 건 겨우 그저 그런 시간 뿐 인데도 새벽 1시반 아무 것도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내 생활처럼이나 캄캄한 완도 바다가 나를 막아 선다 3년 후엔 뭐가 되어 있을까? 아니 5년 뒤에는 그 때도 오늘 밤바다처럼 아득하기만 할까? 이토록 지리하게 새벽을 기다리듯이 또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을까? 아침 10시 40분 청산도행 배가 뭍을 빠져 나간다 어느새 구름도 바람도 결이 고와지더니 섬은 이제 느려지라고 느리게 살라고 ‘청산에 살리라’ 노래를 한다 섬의 구릉지 마다 노란 유채꽃과 초록 보리밭이 무리지어 있고 언덕 아래로 멀리 연청색 바다가 떠있다 굽이굽이 길마다 걸음걸음 내 딛을 때마다 ‘몸’에 묻어 온 소음과 ‘말’에 낀 그을음을 떨어내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 멍든 마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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