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풍경-여름 경포해변에서


길위의 풍경-여름 경포해변에서

한여름 오후 해가 기우는 바다 홀로 해변을 걷는다 나부끼는 깃발도 없이 햇볕만 가득하다 한 걸음에는 자유로운 해방감이 다른 한 걸음엔 외로움이 밟힌다 여행객들을 비껴 이리저리 구불구불한 길을 남긴다 가야할 곳도 모른 채 지향없이 걷는 것이 인생 길을 가는 듯하다 시간은 앞서 가지만 뒤로 주춤대는 날들 한 팔을 휘저으며 사회적 쓸모를 되뇌이지만 또 한 팔은 담장 속의 정원을 향해 나아가고 아직도 두 발과 두 팔은 서로 다른 길을 간다 균형추를 놓치고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면서 엉거주춤 모래사장 속으로 빠져든다 도시의 한 낮을 걷고 있다 여유로움은 사막처럼 건조해지고 포용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마음 속 냇가의 물은 점점 마르고 발을 적시지 못한 사람들을 마른 모래땅으로 떠나 보내고 있다 품어내지 못하고 실망 끝에 놓아버리는 나의 부족함인지 그의 이기심인지 길을 가다 멈추고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모래처럼 무너져내린다 광장의 소음 속에서도 내 안의 정적에 귀 기울이고 있는 나는 어둠이 내...


#거울 #위로 #이기심 #이어폰 #자갈밭 #자유 #정적 #포용심 #해방감 #해변 #외로움 #여유 #얼굴 #경포해변 #광장 #균형추 #모래사장 #미움 #바다 #부족 #신뢰 #실망 #화

원문링크 : 길위의 풍경-여름 경포해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