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일기를 안쓰기로 했는데


밤에는 일기를 안쓰기로 했는데

밤만 되면 일기가 쓰고 싶어 간질간질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가 너무 호다닥 지나간다. 숨돌릴 틈 없이 으아아아 하다보면 희무죽죽 늘어진 상태로 퇴근 전철에 올라타 있다. 뭐 그걸 비관하는 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러니까 신기하다. 뭐든 좋거나 나쁘거나 둘 중에 하나로 꼬리표를 달아야 편했던 마음이, 이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채로 내버려둬야 편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은 상황에 따라 바뀌기 마련인데, 상황이 변할 때마다 아 이건 좋다, 아 이건 다시 나쁘다, 아니다 좋다! 하고 재평가하기가 귀찮은 것이 아닐까? 그렇다. 그냥 기력이 없는 것이다. 좋아도 아주 기똥차게 좋은게 아니면 소소하게 감사히 여기고, 나빠도 뭐 아주 선만 넘지 않으면 맘대로 하쇼..하고 내버려두는 것이 편하다. 에너지 절약의 일환인 셈이다. 아무튼 요즘은, 7옥타브를 넘나드는 화려한 노래보다, 계이름 세개 정도로 부르는 잔잔한 노래가 좋다. 떴다 떴다 비...


#일기 #일상 #잔잔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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