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여한가(餘恨歌)


어머니의 여한가(餘恨歌)

문득 인터넷을 뒤지다가 좋은 글이 있어 옮겨봅니다 어머니의 여한가(餘恨歌) 쇠락하는 양반댁의 맏딸로 태어나서 반듯하고 조순하게 가풍을 익혔는데 일도많은 종갓집 맏며느리 낙인찍혀 열여덟살 꽃다울제 숙명처럼 혼인하여 두세살씩 터울두고 일곱남매 기르느라 철지나고 해가는줄 모르는채 살았구나 봄여름에 누에치고 목화따서 길쌈하고 콩을갈아 두부쑤고 메주띄워 장담그고 땡감따서 곶감치고 배추절여 김장하고 호박고지 무말랭이 넉넉하게 말려두고 어포육포 유밀과 과일주에 조청까지 정갈하게 갈무리해 다락높이 간직하네 찹쌀쪄서 술담그어 노릇하게 익어지면 용수박아 제일먼저 제주부터 봉해두고 시아버님 반주꺼리 맑은술로 떠낸다음 청수붓고 휘휘저어 막걸리로 걸러내서 들일하는 일꾼네들 새참으로 내보내고 나머지는 시루걸고 소주내려 묻어두네 피난나온 권속들이 스무명은 족한데 더부살이 종년처럼 부엌살림 도맡아서 보리쌀 절구질해 연기로 삶아건져 밥짓고 국도끓여 두번세번 차려내고 늦은저녁 설거지를 더듬더듬 끝마치면 몸뚱이는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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