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복을 입고 전투를 하지 않는 전쟁


전투복을 입고 전투를 하지 않는 전쟁

전투복을 입고서 싸우지 않는다. 나는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전쟁이 참으로 특이하다고 느껴졌다. 병사식당에서 식기 지원으로 일하던 중, 잠깐 휴식하면서 생각한다. 다들 웃고 떠들며 평화롭게 밥을 먹는다. 군복만 제외하면, 남자 고등학교 급식실이랑 다를 게 없구나. 전투복을 입고 있음에도, 전투를 하지 않는 이 하루가. 느긋하게 짬통이나 언제 비울지를 고민하는 이 하루가. 잠깐 의자에 앉아 창밖이나 구경하는 이 하루가. 정말로 좋은 하루구나. 평화로운 분위기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군기가 빠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뭐라 판단하든, 전투복 차림으로 식당 건물에서 밥을 먹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현재 중동에서 전쟁 중인 국가들은, 전투복을 입고서 이런 장면이 나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상황은 참으로 기묘하다. 전쟁 중임에도, 전투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 하루가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 기분을 잊지 않기 위해 글로 남긴다. 이제 짬통이나 비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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