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주 차 / 면직일기 5


7월 4주 차 / 면직일기 5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려고 십여 분 생각해 봤는데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잠은 오지 않고 주저리주저리 무의식의 흐름대로 허황된 꿈이라도 닥치는 대로 적어보고 싶었는데 머릿속이 백지상태이다. 그냥 아주아주아주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고 싶을 뿐이다. 깨고 나면 내가 지닌 모든 기억의 절반이 꿈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저 꿈을 꾸었을 뿐이라고 믿고 싶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내 삶의 브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제 병원을 가는 길에는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라는 선우정아의 노랫말이 들렸고, 병원에서 돌아올 때는 /도망치지 않으려 피해 가지 않으려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라는 이승환의 노랫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세상을 피해서 어디론가 숨고 싶지만 나 자신에게 비겁해지지 않고 싶은 나의 사적인 고민을 두 곡에서 읽은 탓이다. 운명론자인 나는 라디오에서 무의미하게 선곡된 가요에서 답을 찾고 싶었지만 오늘 둘 다 실패했다. 가쁘게 달렸지만 숨...


#주간일기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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