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의 <천년습작> 중에서


김탁환의 <천년습작> 중에서

천년습작 저자 김탁환 출판 살림 발매 2009.05.13. <열하일기>나 <왕오천축국전>을 읽는 재미 중 하나는 두 여행기 모두 처음 의도와는 다른 길로 접어든다는 점입니다. 박지원의 애초 목적지는 북경이었고, 혜초도 지금의 인도인 천축국을 둘러보는 정도였겠지요. 그러나 모든 여행이 그렇듯, 길 위에서 뜻하지 않은 일들이 생기고, 그들의 여정은 바뀌고 맙니다. 여행과 글쓰기는 닮았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모여 한 편의 긴 작품을 완성하듯 한 걸음 한 걸음을 디뎌 오랜 여행을 시작하고 마치지요. 물론 여행을 떠나기 전에, 혹은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시관과 돈과 노력에 관한 예상을 하지만 여행 혹은 글을 시작하고 어느 순간이 오면 그 예상을 뛰어넘게 됩니다. 순간순간 떨리고 순간순간 아득합니다. 반복을 혐오하고 최초를 지나치게 아끼는 예술가일수록 이 막막하고 먹먹한 날들에 이끌리지요. 그날들을 박지원처럼 펼쳐보이느냐 혜초처럼 발바닥에 숨기느냐는 다음 문제입니다. 여행과 글쓰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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