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필사 89 - 그 밤 폭죽 소리만 또렸했네 (3) / 허지웅


온라인 필사 89 - 그 밤 폭죽 소리만 또렸했네 (3) / 허지웅

05.02(화) (중략) 집에서 거울을 모두 치워버렸지만 씻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욕실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꿈틀대고 있었다. 05.03(수)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겨우 잠들때까지 구역질이 계속되었고 딸꾹질이 사흘동안 그치지 않기도 했다. 무언가를 삼키려면 한동안 노려보고 있다가 침을 여러 번 삼켜 토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 때 겨우 목구멍으로 넘길 수 있었다. 한번은 욕을 내뱉고 수저를 집어 던졌다. 항암중에 먹지 않으면 정말 죽는다는 협박성 조언이 떠올랐다. 살고 싶은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뒤뚱뒤뚱 걸어가 수저를 줍고 바닥을 닦았다. 그리고 다시 먹었다. 인간이라면 노력하지 않아도 당연히 작동한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 삼키고 뱉고 싸고 자는 모든 것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거나 아예 먹통이 되었다. 나는 내가 더 이상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처럼 생겼지만, 정확히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무언가가 되어 있었따. 변기 위에 앉아 있다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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