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다시 봄


13. 다시 봄

13 시간이가 할머니를 데려간 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다시 봄을 데려왔다. 죽어 있던 노란 잔디에 푸른 싹이 돋았다, 잔디 사이사이 토끼풀이 새싹을 밀어 올려 흔들었다. 학교 울타리 아래 노오란 개나리가 피어나고, 관무산과 군자봉에는 진달래가 피었다, 제일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는 벌써 새잎을 피웠다. 벚나무 중 성급한 것은 하얗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노란 민들레는 별처럼 여기저기 피어나 웃고 있었다, 할머니가 좋아하던 냉이꽃은 여전히 하얗게 피었다. 시간은 참 힘이 셌다. 할머니의 흔적을 찾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4학년으로 올려놓았다. 강우는 6학년이 되었다. 유진이와 서연이는 각각 다른 반으로 갔다. 아빠, 엄마는 일보다 나를 더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등굣길에 나랑 함께 나와 교문 앞까지 데려다주고 출근했다. 엄마는 하교 시간에 맞춰 퇴근했다. 엄마는 나의 학교생활을 매우 알고 싶어 했다. 내게 묻는 말은 항상 똑같았다. 추위 틈바귀를 비집고 들어선 봄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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