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1. 그런 사이


2021.08.11.   그런 사이

아마도 열넷에 처음 만났는데 ㅅ학원 그 세줄짜리 작은 강의실에서 수학이었나 영어였나 그런 과목을 들으러 예비 중2들이 빽빽히 들어차있던 와 지금 생각해도 그때 나는 진짜 철딱서니없었고 그런 내가 보기에도 너는 정말 어른스러웠다 솔직히 서로의 질풍노도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나의 어둡고 어두운 흑역사를 공유하고 그 어느 누구보다 감성적이었던 시절 주고 받은 수많은 편지들과 처음 남자친구가 생겨서 서로에게 소홀해졌을 때 느꼈던 서운함과 친구의 첫번째 남자친구를 소개받는 자리의 그 어색함과 너무 힘들었던 각자 다른 모습으로 다른 이유로 지독하게도 방황했던 20대와 지금껏 너를 버티게 해준 건 사랑이었다는 너와 그럼에도 너의 노력을 봐왔기에 그게 다가 아니란걸 알아차리는 나와 서른네살이 되어 또 그때 그 자주 가던 동래역 카페와는 너무도 멀리 떨어진 새로운 거리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나 전혀 다른 것을 마시며 밖에선 하지 않는 사회화된 어른으로 내뱉기 어려운 진짜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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