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걷으러


이불을 걷으러

이불을 걷으러 옥상에 갔다 밤새 일하고 하루종일 잤는지라 벌써 오후의 끝이었다 이불을 걷자 가려졌던 하늘과 눈이 마주쳤다 구름이 예뻤다 석양이 예뻤다 노을에 물든 바람이 너무 예뻤다 또 네 생각이 났다가 아 아니다 그건 내 안에 묻어 있는 네 얼룩은 지워질 마음이 없나보다 네 모습이 바람 타고 스며든다 어느새 흩어진 구름들이 옅어진 우리 시간 같아 괜히 슬쩍 서럽다 이불을 걷으러, 조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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