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있는가


고양이는 있는가

밤 열한 시 반 오늘처럼 흐리고 비 오는 퇴근길이었다 집 골목으로 들어서는데 새끼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렸다 조심조심 주변을 탐색하며 걷는데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집앞 교회도 아니고 짚옆 철물점도 아니고 소리는 아파트 담벼락 바깥에 주차된 흰색 k3 밑에서 들렸다 나는 허리를 굽혀 핸드폰 라이트를 켜고 차 밑을 비춰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새끼 울음소리는 계속해서 들리고 있었다 그 소리는 꽤나 처량했다 도도하고 기품 있는 일반적인 고양이 소리가 아니라 얼마나 굶은 건지 얼마나 추운 건지 얼마나 무서운 건지 듣자마자 알 수 있는 절박하고 투박한 당장이라도 구조를 바라는 위급한 구조 요청 신호였다 만약 구조에 성공한다면 이건 간택인가 생각하면서 머릿속으로 벌써 고양이 사료와 모래를 주문하고 캣타워, 츄르, 스크래처까지 모두 구입했다 내일은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예방접종을 해야지 하지만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흰색 k3 밑에서 소리가 들리는데 아무리 빛을 비춰 찾아봐도 모습은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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