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밟아버릴 테다


고양이를 밟아버릴 테다

누가 거기에 누워 있으라 했나? 고양이가 문지방 위에 누워 나를 응시하고 있다. 기분이 좋지 않다. 초저녁에 밀려나는 썰물처럼, 고양이가 좋지 못하다. 고양이는 그곳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문 앞에 서서 고양이를 내려다보며 밥을 먹었다. 밥맛이 없었다. 이 고양이는 무엇인가? 나도 잘 모르겠다. 고양이는 고양이다. 개는 아니지만 호랑이와는 조금 가깝다. 그는 문지방을 베개 삼아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녁이다. 잘 때가 된 것이다. 고양이는 고양이 모래를 헤집어 감자를 캐낸다. 감자가 잘 익었는가? 인간은 아직도 문 앞에 서서 밥을 먹고 있다. 고양이의 마음속에는, 어제 보았던 날파리 생각뿐이다만, 인간과 고양이는 서로를 바라보며 혀를 날름거렸다. 고향에 돌아온 김 씨는 어머니가 해 주신 밥이 생각났다. 어머니? 불러 보았으나 아무 대답이 없었다. 어머니는 고양이가 되었다. 고양이가 되어 멀리 달아나 새를 잡고, 쥐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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