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전자담배


[단편소설] 전자담배

자정은 진작 지나친 듯한 깊은 밤이었다. 술집 거리의 경계선 즈음에 자리 잡은 한 라운지 바에서, 달큰하고 진득한 향이 바람을 타고 출입문 너머까지 퍼져나갔다. 꽤 잡스러웠던 소음들도 일렬로 길게 늘어진 테이블에서 출입문으로 사람들과 함께 사그라들고, 그림자를 한 꺼풀 벗어낸 로파이 재즈음악이 흘러나왔다. 가게의 벽면 통유리창 너머엔 홀로 선 가로등이 쉬지 않고 점멸하며 빛났다. 가늘게 들어오는 빛에 의존해 바 테이블의 끝자락에 앉은 수영은 길게 늘어뜨린 머리칼을 뒤로 젖히며, 절반 정도 채워진 술잔을 낮은 높이에서 천천히 두어 번 휘저었다. 그러자 다시금 올라오는 달큰한 향이 수영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상기인은 뛰어난 기량을 가진 것으로 판단되오나 회사가 추구하는 인재상과는 거리가 멀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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