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법


쉬는 법

1 새벽 4시. 길거리엔 킥보드가 또르르, 굴러나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이제 막 학과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다. 벼락치기에 가까운 공부법(기행)을 선보이는 나는. 이럴 때마다 ‘편하게 쉬는 법’을 잊곤 한다. 학교를 조금 지나치면 이따금씩 축 처진 가방을 멘 학생 몇 명과, 눈에 불을 켠 채 아우토반을 달리는 차 몇 대가 보인다. 집에 거의 다 도착해서 킥보드의 속도를 늦출 때, 일사불란하게 발을 맞춰 무거운 봉투들을 큰 트럭에 던지며 수거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을 경쟁의 시점으로 바라본다면, 이 고통스러운 파노라마는 내 생각엔 옳았기 때문이다. 사이클을 더 열심히, 더 길게, 더 부지런히 돌렸다는 안도감과 뿌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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