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2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12

인생의 계단 네가 낯설다며 물었던 그 짧은 시간은 나 역시도 낯선 시간이었다. 나는 나를 어딘가에 두고 왔고 너는 나를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숲 속에서 길을 찾으면 다녀왔던 길도 새로운 길처럼 나무와 나무의 간격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숲은 인생의 거처이자 인생의 미로이다. 누군가 내 미로에 들어와 나에게 인사를 건네왔을 때 그는 내가 설치한 미로가 얼마나 큰지 알지 못했다. 반대로 얼마나 작아질지도 가늠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왜 웃었을까? 나는 가깟으로 숲을 걸어나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나에게 인사를 건넸던 그 역시도 내 뒤를 따라왔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으니 좋았다고 대답했다. 나와 힘들어서 그 시간이 소중했다고 대답했다. 내가 가는 길은 계속 인생의 계단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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