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발자국,


죽은 자의 발자국,

나는 클리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시체처리부다. 온갖 사건에서 나온 작업물(우리는 시체를 그렇게 불렀다.)을 흔적도 없이 치우는 게 나의 일이었다.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사람들이 꺼리는 일인 만큼 페이가 세서 그럭저럭 할 만했다. 오늘 내가 맡은 일은 투신자살한 사람의 작업물이었다. 나는 파트너인 김 군과 함께 언제나처럼 그곳을 깨끗하게 치웠다. 나는 프로라서 보통은 작업물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오늘따라 내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나는 김 군을 툭툭 치며 말했다. “그거 말이야, 그거.” “그거라니?” “신발 말이야.” “신발?” “어째서 투신자살할 때 신발을 벗고 뛰어내리는 거야?” “글쎄...?” “남의 집에 들어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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