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오오냐 오냐, 괜찮다, 괜찮다.


[에세이] 오오냐 오냐, 괜찮다, 괜찮다.

동해 할아버지는 항상 집에 가고 싶어 하셨다. 집에 가자, 이제 집에 가자. 그러실 때마다 우리는 예, 가요, 저기 간호사한테 말하고 가요, 먼저 이거 다 드세요, 괜찮아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크림빵, 홍시, 요거트, 바나나 우유 따위의 음식을 함께 나눠먹다가 간호사분께 몰래 ‘저희 갈게요’하고 속삭이고는 그곳을 빠져나오는 것이다. 동해 할아버지는 2010년 봄부터 2016년 겨울까지 요양원에 계셨다. 할아버지가 요양원에 들어가셨던 첫 해는, 내가 대학에 들어간 첫 해였다. 그때 할아버지는 대번에 대학에 간 손녀 얼굴을 알아보시고 악수를 청하셨다. 그런데 나의 손을 잡자마자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는 통에 어찌할 줄을 모르고 그 투박한 손을 한동안 놓지 못한 채로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서 한해, 한해, 지날 때마다 동해 할아버지는 기억의 가벼운 짐부터 하나씩, 하나씩, 벗어던지셨다. 어느 해의 할아버지는 이모와 엄마의 이름을 헷갈려하셨고, 어느 해 그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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