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이초 추모 기록


️ 서이초 추모 기록

처음에 길을 잘못 찾아서 후문으로 들어갔다. 바람에 날렸는지 한 쪽에 세워둔 근조화환 몇개가 쓰러져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 길을 지나가던, 아마도 추모를 하러 가는 길인 것 같은,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인 몇 명의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화환들을 일으켜 세웠다. - 여기는 지지할 곳이 없어서 바람이 불면 또 쓰러질 것 같아요. - 저쪽으로 옮길까요? 우리는 또 말없이 화환을 들고 다른 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일이 끝난 뒤에, 나는 길에 떨어진 국화 몇 송이를 가만히 주워 들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꽃들이 거기에 그렇게 떨어진 채로 놓여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수많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후문을 보았다. 한 쪽에는 누군가가 가져온 국화꽃들이 무수히 놓여 있었다. 나는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한참 동안 그 문 앞에 서 있었다. 마치 나의 죽음 앞에 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뭐라고 더 말을 덧붙이기 어려워서 이후로는 사진만 그대로 기록해두기로 한다. 후문 운동장 ~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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