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없는 그림 - 이정림[좋은 수필]


태양이 없는 그림 - 이정림[좋은 수필]

태양이 없는 그림 이정림 얼룩 동사리는 매우 부성애(父性愛)가 강한 민물고기다. 흔히 동물의 세계에서는 수놈보다 암놈이 새끼에 대한 사랑이 깊은 법인데, 이 물고기는 의외로 그 반대다. 얼룩 동사리는 수놈이 먼저 집을 짓고 암놈을 기다린다. 집이라야 수초(水草)로 엉성하게 고치처럼 얽은 것인데, 그곳은 신혼의 보금자리가 아니라 암놈의 알을 받기 위한 둥지인 셈이다. 집을 다 지으면, 부지런히 지나가는 암놈들을 유혹한다. 물고기들도 제 눈에 들지 않으면 응할 생각이 없는지 어떤 놈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힁허케 가 버린다. 또 어떤 놈은 마지못해 응하는 아가씨처럼 도도한 몸짓으로 집을 한 바퀴 둘러본다. 장만한 아파트가 몇 평이나 되나 알아보려는 것이 아니라, 알을 낳아도 될 만큼 안전한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 안전도 검사에서 불합격을 놓은 암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 버리고, 다행히 집이 마음에 든 놈은 거기에다 산란(産卵)을 한다. 그러고 나서는 지체 없이 떠나 버린다. 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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