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소설] 의자는 밤에 무슨 생각을 할까


[엽편 소설] 의자는 밤에 무슨 생각을 할까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 어딘가에 거주하고 있는 의자입니다. 평택에서 만들어진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여기 온 지 3년이나 되었네요. 의자로서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참 세월무상입니다. 의자에게도 눈이 달려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의자의 신이 저희에게 영혼을 불어넣을 때 눈도 같이 달아준다는 얘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무신론자라 썩 와 닿지는 않고요, 그저 어느 날 깨어났더니 뜰 눈이 있었다, 라는 정도로만 얘기하고 싶네요. 아무튼 그 눈으로 공장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일어난 모든 일을 목격했지요. 공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 불량품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버려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잘 만들어져서 지금 이 자리에 있네요. 박스에서 나와 처음으로 주인님의 몸을 받치던 순간에는 어찌나 감개무량하던지요. 저 같이 등받이가 있는 의자는 등받이의 모서리 끝에 눈이 달려 있어서 주인님이 의자에 앉아서 하는 여러 일들을 목격합니다. 세월무상이나 감개무량이라는 말도 주인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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