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시] 기분 좋은 날에는

아침 햇살이 창문 사이로 비쳐오면 진한 향이 있는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 방울토마토 노란 꽃에 흰나비가 너울대면 요한 슈트라우스 봄의 소리 왈츠를 듣고 싶다. 처마 끝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들려오는 날에는 쇼팽의 녹턴 피아노 음률에 빠지고 싶다. 눈부시게 푸른 하늘에 흰 구름 흘러가는 날에는 슈베르트 세레나데와 함께 한편의 시를 읽고 싶다.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날에는 따뜻한 아랫목 이불속에서 라디오 사연을 듣고 싶다. 하얀 눈이 마당에 소복하게 쌓일 때는 숨어 우는 바람소리 노래를 부르고 싶다. 앞산에 달이 휘영청 떠오를 때면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듣고 싶다. 먼 길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면 뜨거운 물에 온몸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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