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몰톡(small talk)에 약하다. 차라리 프레젠테이션이나 어떤 특정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온전히 친목만을 위해 정해진 주제 없이 가볍게 하는 대화가 오히려 더 부담이 된다. 나의 내향적인 성향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보기에 언변이 화려해 보이진 않는다. 그래도 일상 대화에서 '이것만은 지키자'하는 게 있다. 바로 '궁금해도 묻지 않기'다. 좋은 수사를 더하는 것보다 안 해도 될 말은 하지 않는 편이 더 좋은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심리적인 거리를 두려고 한다. 오히려 그게 내가 배려하는 방식이다. 궁금해도 묻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바로 다음과 같은 상황이다. 첫째, 이미 상대방이 수없이 같은 답변을 했을 법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이미 수 십번, 수 백번을 똑같은 답변을 여러 사람에게 했을 테니 말이다. 상대방 입장에서 얼마나 귀찮을 것인가? 군대 일정이 미뤄진 20대 초중반 남성에게 "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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