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리의 순이順伊 / 임화


네거리의 순이順伊 / 임화

네거리의 순이順伊 / 임화 네가 지금 간다면, 어디를 간단 말이냐? 그러면, 내 사랑하는 젊은 동무, 너, 내 사랑하는 오직 하나뿐인 누이동생 순이, 너의 사랑하는 그 귀중한 사내,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 …… 그 청년인 용감한 사내가 어디서 온단 말이냐? 눈바람 찬 불쌍한 도시 종로 복판에 순이야! 너와 나는 지나간 꽃피는 봄에 사랑하는 한 어머니를 눈물 나는 가난 속에서 여의였지! 그리하여 이 믿지 못할 얼굴 하얀 오빠를 염려하고, 오빠는 가냘픈 너를 근심하는, 서글프고 가난한 그 날 속에서도, 순이야, 너는 마음을 맡길 믿음성 있는 이곳 청년을 가졌었고, 내 사랑하는 동무는 …… 청년의 연인 근로하는 여자, 너를 가졌었다. 겨울날 찬 눈보라가 유리창에 우는 아픈 그 시절, 기계 소리에 말려 흩어지는 우리들의 참새 너희들의 콧노래와 언 눈길을 걷는 발자욱 소리와 더불어 가슴 속으로 스며드는 청년과 너의 따뜻한 귓속 다정한 웃음으로 우리들의 청춘은 참말로 꽃다왔고, 언 밤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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