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날들


그리운 날들

과분한 기회로 여름날의 유럽을 이리저리 활보하던 시절이 있었다. 에코백을 들고 책 한 권 손에 쥔 채로, <비포 시리즈>의 젊은 에단 호크가 된 것 처럼 나는 세상을 설렘으로 떠안았다. 아직도 그때의 여행이 귀한 까닭은 지난했던 나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이 아직 유효하기에 나는 살아낸다. 내가 몰두한 삶에서 벗어나 다른 나를 만나고, 다시 나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내린 여행의 정의다. 프라하에서 만난 소년 In Prague (2018)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에서, 굴렁쇠를 들고 인도의 전통춤을 선보였던 소년이 떠오른다. 하필이면 소년에 앞서 마술 공연을 했던 한국 남자가 나를 반가워하며 이 공연을 통해 얼마를 벌었고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 소년의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다소 인색한 태도를 보이게 된 이유다. 나의 여행이 꽤 의미 깊었던 탓에, 지구 반 바퀴를 건너와 한날한시에 마주한 소년에게 나는 한없는 감동을 보낼 준비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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