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며


한 해를 보내며

2021, 신촌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힘들었던 지난 수 년의 시간이, 단 하나의 사건으로 보답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잘했다. 열심히 했다. 치열하게 찌질하게 발목 붙들어가며 노력해보고 싶었다. 내가 얻지 못했던 것들이 내 부족한 노력 탓 이라면, 적어도 그 이유만은 앞으로의 삶에 변명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스스로에게 죄 지은 마음으로 살았던 청춘의 한 꼭지를 벗어났음을 선언한다. 아홉 시간의 야간 알바를 마친 뒤 단 한 시간을 자고 학원으로 이동했던 날들, 불 꺼진 건물들 사이를 되돌아오며 느꼈던 매 주의 불안과 기대를 기억한다. 늘 급하게 써서냈던 답안지 한 장에 내 앞으로의 삶이 달려있는 것만 같았다. 누구의 위로도 내게 편안함에 이르게 하지 못했기에 그저 이렇게 스스로 기록할 뿐이다. 참 고생 많았고 너의 노력에 자신을 가져도 된다고. 겸손과 기대를 가지고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자고 말이다. 지난 한 해를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고맙고, 특히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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