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수필】 체념(諦念)


【창작수필】 체념(諦念)

@kylefromthenorth_, Unsplash 1. 누군가 나를 각자의 언어로 무참히 살해해도 별 수 없다, 그렇게 여겼던 날이 있었다. 그것은, 사랑받고 싶었으나 그렇지 못했던 현실에 대한 방어 기제 때문이 아니다. 비록 지쳤을지라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너머의 것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나는 결단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없다. 당연히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타인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었던 노력을, 욕망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우스워질지언정 그것은 나다운 것이니까. 그저 나와 타인들 사이에 중간지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사슴이나 토끼가 맹수와도 나누어 쓸 수 있는, 숲 속의 고요한 호수처럼 말이다. 서로를 위해 각자의 야성을 내려놓은 공간이, 평화와 안정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2. 이제껏 나의 야성은, 타인을 '흑과 백'으로 나누는 공격 기제였다. 나를 비껴는 이들과, 그들로 인한 소음에 늘 부딪쳤다...


#글쓰기 #사랑 #성경 #에세이 #창작 #창작수필

원문링크 : 【창작수필】 체념(諦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