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피의 새 인생 - 8


밀피의 새 인생 - 8

'아. 부끄럽다.' 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내 추하고 어리석었던 자아를 대놓고 고백해서 민망했다. 넬리는 수그리고 앉아서 뭔가를 뒤지고 있었다. 남자애한테서 벗겼던 교복의 주머니였다. "땡 잡았다! 이 녀석 지갑에 돈이 두둑한데요?" "와아. 그걸로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자." "그런데 밀피 님. 아까 하신 말씀 말인데." 넬리가 심각한 눈을 하며 우물거렸다. "으아악! 그냥 잊어버려!" 나는 소리를 지르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표정을 바꿨다. "우리 뭐 먹을까?" † † † † † 호프집에서 치킨을 뜯으니 원한도 수치도 사르르 녹아내려갔다. 고마워, 다자키 군. 넬리와 맥주 잔을 부딪히며 농담을 나눴다. 상대의 티 없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다시 보니 그렇게 부끄러울 이유도 없는 듯. 흑역사는 이미 지나간 거고. 이젠 더 나은 인간이 됐잖아?' 나는 의자에 느긋이 몸을 기댔다. "전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해. 역시 사람은 남을 도와야 즐거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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