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_winky, 출처 Unsplash 탈수까지 마치고 세탁기를 나온 나의 바지 안에서 정체 모를 종이조각 하나가 발견되었다. 수성 사인펜으로 꾹꾹 눌러 쓴 검은색 글자가 마치 개미처럼 줄지어 있었는데, 곳곳마다 동그랗게 번져 있어서 어떤 부분은 검은 눈동자처럼, 또 어떤 부분은 눈물 자국처럼 굉장히 기하학적인 모양을 연출하고 있었다. 때마침 친구 녀석이 기획했던 전시회에서 스쳐지나간 수묵화 한 점이 떠올랐는데, 누구의 작품이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마치 깊은 잠수처럼 편안하고 아득한 느낌이었는데... 누구일까? 아니. 그 수묵화 화가 말고, 비밀스런 쪽지의 주인공 말이다. 내게 무슨 말을 전하고 싶었을까? 누구건 간에 그 이가 내게 하고 싶어했던 말은 비밀처럼 세탁기에 잠수하고 말았다. 지난번 세탁시점과 이번 세탁시점, 그러니까 이 바지를 빨아서 입은 시점부터, 세탁기에 다시 넣은 시점까지 만난 사람들을 생각해보았지만, 누구도 나와 쪽지를 주고받을 만한 사람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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