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는 아니지만 / 구병모


고의는 아니지만 / 구병모

<파과>로 반했고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한번 더 감탄한 입장에서 나는, 어떤 책이든 무조건 재밌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은 단편집인데 대부분이 아주아주 난해하다. 구병모작가님의 특징이라던데, 우선 한 문장 한 문장의 호흡이 굉장히 길다. 호흡이 길어도 잘 읽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무슨소린지 이해못하게 일부러 작정하고 쓴거 아닌가 괜히 약이 오를만큼 꼬고 돌려 표현한 부분도 많다. 약이 오른김에 독설(?)을 하나 더 해보자면 무책임하게 휙 끝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런걸 보면 물론 의도 했을거다. 독자들이 끝난 페이지를 붙잡고 오래 생각해보게끔 말이다. 근데 남겨진 입장에서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소재나 전개에 있어서는 여전히 존경스럽다. 상상력이 엄청나고 인간의 지저분한 심리를 꿰뚫어보는 능력도 뛰어나다. 이 책으로 길지 않은 독서생활, 하나 또 배운다. 좋아하는 작가라고 해서 그 작가의 모든 책이 나와 다 잘맞지 않을 수 있음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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