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의 뒷면


헤어짐의 뒷면

사람이 만났다 헤어질 때 둘 중 한 명은 뒤돌아 떠나야만 하고 나머지 한 명은 뒤돌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한다. 이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전학, 통금, 집의 위치 등 여러 현실적인 요인들로 인하여 지금까지의 인간관계에서 나는 보통 떠나는 역할을 맡았고 그것을 매우 잘했다. 떠나는 것을 잘한다는 것은 내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보기 위해 뒤돌아보는 일 따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항상 떠나기만 했던 나이기에 가장 힘들 사람은 나라고 믿었으며 남겨지는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었다. 궁금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내 등 뒤에서 내가 떠나는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을지 손을 흔들어주고 있을지 바로 등을 돌리며 자리를 떴을지. 업보라 하기에는 조금 과한,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지는 않은 과거 일련의 행동들이 지금 나에게 돌아오는 듯하다. 2022년 겨울은 춥지 않았지만 추웠고 헤어질 때의 나는 주로 뒷모습을 지켜보는 역할을 맡았다. 헤어짐의 형식은 잘 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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