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라면 / 수필가 추대식


아버지의 라면 / 수필가 추대식

2022. 7. 발왕산 정상에서 가위 바위 보의 결과는? 아! 나는 주먹을 내밀었고 영규와 수명은 보였다. 당연히 내가 꼴찌였고 라면을 구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라면을 구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했다.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당시에 라면 개당 가격은 10원. 초등학생에겐 거금이었다. 있을 리가 없었다. (중략) 집에서 동전을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였다. 그 시대엔 용돈의 개념은 없었고, 꼭 필요할 때 아버지는 바지에서 동전을 꺼내 주셨다. 아버지의 바지는 항상 안방 벽에 걸려 있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들었다. 순간 망설였다. 그러나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말았다. (중략) 아버지는 알고 계셨으리라. 지금 생각해도 일부러 모른 척하셨던 것 같다. 유달리 맛나게 먹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당신 면을 덜어서 더 얹어 주시던 모습.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점방 얘기를 하셨다. 시골 점방에서 라면을 살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었다. 점방 주인은 아버지의 친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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