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용서받지 못한 자


내 안의 용서받지 못한 자

나에겐 아직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남아있었다. 최악의 체벌 팔굽혀펴기를 하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엎드려뻗쳐 자세. 이 자세를 할 때마다 떠오르는 불쾌한 향수. 내 나이 열일곱, 많은 기억이 머무는 곳.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여름날. 순식간에 그곳으로 빨려 들어간다. 기술/가정 과목에 기술 수업 시간. 맨 앞에 앉아 선생님과 자주 눈을 마주쳤다. 남자였던 선생님은 우리에게 질문을 자주 던졌다. 그 순간만큼은 매앰매앰 소리마저 잠재울 만큼 정적이 흘렀다. 눈이 자주 마주친 나는 대답을 해야만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대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생각나는 대로 대답했다. 엉뚱한 대답이었는지 교실 분위기는 웃음소리로 가득 채웠다. 몇 번의 질문이 지나가고, 몇 번의 나의 대답도 함께 지나고 이윽고 기억하기 싫은 일이 일어났다. "태양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음.. 약 5만 도씨 정도요?" 아이들은 웃기 시작했다. 왜 웃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름 고심 끝에 대답을 한...


#세모멘의경험 #엎드려뻗쳐 #용서받지못한자 #체벌 #트라우마

원문링크 : 내 안의 용서받지 못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