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서 되돌아오면서


 떠나면서 되돌아오면서

얼마 전부터 정신이 저 혼자서 하루종일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아니 하루 종일 무언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날이 점점 더 많아졌다. 그것이 현실적인, 실제적인 일로 변형되어 아침부터 종일토록 석간신문이 오기를 기다리는 날도 많아졌다. 마치 조바심치면서 어떤 판결문의 낭독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러다가 마침내 석간이 오면 한 자도 빼놓지 않고 읽곤 했다. 그러나 아무리 읽어봐도 내가 찾는 것은 찾을 수가 없었고 내가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았다. 내가 찾는 것, 내가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실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내가 불안하게 기다리고 있는 그것, 아니 나의 불안 자체가 명확하게 활자화되고 공식화되어 신문지로 나타나길 바랐던 것인가.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캘린더의 마지막 남은 한 장에 눈길이 갔고, 그것이 마지막 남은 한 장임을, 말하면서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있음을 의식으로써 의식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아, 바로 이거였구나' 하고 생각했다. 또 한 해가 다 갔다는 것을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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