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으로 가는 生의 마라톤


平으로 가는 生의 마라톤

레몬 저자 권여선 출판 창비 발매 2019.04.30. 레몬은 한 여자아이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시작으로 남아있는 가족의 슬픔이 어떤 형태로 발화되는지, 그리고 그 '알 수 없음'을 쫓아가며 어떤 것들에 도착하는지를 그려낸 소설이에요. 작중 다언의 발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슬픔을 이겨내지 못한 어머니가 이미 떠나가 버린 언니의 모습을 다언에게서 보고 싶어 해 거듭 성형을 시키고, 자신의 삶을 잃어가는 줄도 모른 채 어딘가 비틀린 애도를 과하게 수행하는 주체. 언니가 죽은 후 우리는 경기도 신도시로 이사했고 나도 그곳 고등학교로 전학을 했다. 이전 학교와 달리 남녀 공학이 아닌 여고였다. 처음엔 나도 엄마도 매우 느린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떨어지고 있는 줄도 몰랐다. 엄마는 꼬박꼬박 숍에 일을 하러 나갔고 나도 꼬박꼬박 학교에 나갔다. 엄마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나는 점점 어리둥절해졌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가 언니를 별로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는 의혹에 빠졌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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