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향 [희다]


이 향 [희다]

희다 저자 이향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3.11.08. 몸이 아프면 슬쩍 달라붙어 당신 손을 잡고 그 어깨에 기대 밥 한술 받아먹고 싶다 사랑한다고 사랑받고 싶다고 말을 못해 무슨 병에라도 옮아서는 곧 떨어져버릴 듯이 매달려 있고 싶다 사과 전문 언젠가 당신이 잠든 내 손을 슬며시 내려두고 방문을 빠져나갔을 때, 그때 알았더라면 보내지 말았어야 할 것들이 많다 당신이 빠져나간 손으로 끈적함이 파고든다 술렁이는 혓바닥과 입술, 나른한 사지. 다시 당신을 안아본다 그 사이로 못 보낼 것도 없다 싶은데 자다가 일어나 물 한잔 마시면 손잡이에 머물러 있는 당신, 아직 돌려주지 못한새끼손가락이 살짝 굽어 있다 새끼손가락 전문 잠시 눈감았다 뜨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 어제저녁 붉게 노을 졌던 태양의 한때처럼 오늘아침 초록으로 흔들리는 잎의 한때처럼 한순간이란 붙잡아두고 싶은 것이어서 새벽마다 물방울이 맺히는 것일까 물방울 같은 한순간 그 물방울만한 힘이 나뭇가지를 휘게 하는지 그때 붙잡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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