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학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송재학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저자 송재학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2.05.03. 잠들지 못하는 밤의 손발로 나무를 깎아 사람을 만들었더니 추위를 견디지 못한다 아가미를 남긴 채 속을 헐어내자 뉘엿뉘엿 편서풍에 헹군 악기만 남았다 그림자와 그림자가 섞이고 마주치는 현의 인기척이 더디면서 생의 잎새는 한 뼘 더 길어진다 그때 콘트라베이스의 떨림은 온몸을 몇 차례 돌아다닌 핏물과 다름없다 그게 급기야 슬프디슬픈 시선이 되었다 사람은 저녁을 되풀이하는가 보다 꽃을 보아도 후회가 맨 앞, 약음기로 불어온 숨에 몸이 부풀면서 울림판을 채우는 억양들 입이 부르튼 통점 그리고 멀리 떠나는 사람이기에 지판에 손자국은 남는다 속삭임은 기어이 나뭇잎의 입말을 되새긴다 무언가 삼켜야 어딘가 시큰거려야 토해낼 수 있는 소리가 있다면 적층 대신 깎아서 이루어진 소리 또한 쇠첩에 그려져 있다 죽음처럼 불가피해야만, 평생의 저음이 고이지 않을까 신체와 콘트라베이스 전문 해변에서 두 사람은 실루엣으로 만났다 이별...


#문학동네시인선 #방파제저녁 #송재학 #시집 #신체와콘트라베이스 #아침이부탁했다결혼식을

원문링크 : 송재학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