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영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박서영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저자 박서영 출판 걷는사람 발매 2019.02.03. 내 상처로 누군가 감상적이 되거나 내 뿔에 치여 누군가 우는 것도 싫다 가끔 혼자 거울 앞에서 쓰다듬는다 죽순처럼 자라는 부드러운 뿔, 아름답게 치솟는 나의 고집을 뿔 위의 모자 부분 아아, 험담은 돌고 돌아서 다시 내게 날카로운 상처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몸속에서 사랑보다 미움이 더 빨리 걸어나가니 사랑해 볼 막간이 없으니 내 귀와 입술이 그만 부음에 든다면 ! 중이염 부분 사라진 것들은 그냥 돌아오는 법이 없네 이 무더운 여름날 헉헉거리며 숨을 다 세상에 쏟아내며 내가 기어코 찾아가야 하네 불러내야 하네 전화를 하고 그의 집 앞까지 찾아가서 쾅쾅 문을 두드려야 하네 개똥을 밟고 소똥을 밟고 질척질척한 세월을 건너가야 하네 사라진 것들의 너무 빠른 보행을 따라잡을 수 없네 내가 버스 정류소에 내리면 그는 벌써 집까지 다 갔다 하고 내가 그의 집 앞에 당도하면 그는 벌써 하늘에 닿았다 하네 내가 하늘에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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