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생물학적인 눈물]


이재훈 [생물학적인 눈물]

생물학적인 눈물 저자 이재훈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1.11.05. 단도를 꺼내 당신의 귀를 자르고 싶었어요. 늘 문밖에 서서 나의 독백을 엿들었잖아요. 가까이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제가 잘못이죠. 묻고 싶어요. 멀찍이 당신을 따라다녀도 되느냐고. 애초에 모든 것을 부수는 마음이었어요. 경우의 수는 없었죠. 칼에 진리가 없고 달콤한 사과에 진리가 없어요. 자다 깨니 비가 내려요. 베란다에 본드처럼 빗줄기가 흘러요. 슬픔은 멀찍이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되었어요. 만지지 못하고, 쓰다듬지 못하고, 홀로 방탕했어요. 당신은 나를 부인하지 않았어요. 당신에게서 아무런 죄도 찾지 못했어요. 나를 감독하고 해설하는 사람들이 넘쳐나요. 기대하지 마세요. 강도를 만나면 투쟁하면 돼요. 밤참 같은 미련들을 버릴 겁니다. 영혼의 책이 있다면 마지막 페이지는 어떻게 쓸까요. 표적도 없고, 분홍빛 과거도 없으며 초록빛 미래도 없는데요. 뭐라고 울까요. 저는 그저 그리워하는 직업을 가졌...


#기다림방법 #문학동네시인선 #생물학적인눈물 #시집 #이재훈 #추천해주고싶지않은직업 #카페에서수행중

원문링크 : 이재훈 [생물학적인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