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일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박태일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저자 박태일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3.12.27. 아침 저녁 오갈 때마다 혹 당신일까 길 건너로 지나치다 울란바타르에 머문 셋째 주인 오늘 울란바타르호텔 앞에 선 당신을 처음 만난다 옆구리에 무거운 외투를 낀 채 익은 듯했던 모습은 동상 앞쪽에 새긴 레닌 레닌 막 배우기 시작한 몽골어로 확인하며 나는 눈인사를 보낸다 레닌 당신보다 먼저 알았던 동지 카우츠키 1970년대 초반 어린 대학생 시절 나에게 그의 책 계급투쟁 복사본을 건네주었던 친구는 서독으로 흘러가 동독 문학을 배우고 독일인 아내와 돌아왔지만 그가 처음 말아주었던 대마초 매운 연기처럼 울란바타르 겨울 공기는 낮고 어둡다 그 카우츠키가 어떻게 살았는지 나는 잊었고 또 당신이 어떻게 그를 다루었는지 희미하지만 징키스한과 자무하가 뿌린 넓은 땅 울란바타르 붉은 영웅의 도시에 영웅으로 와서 오래 즐거웠을 당신 잿빛 걸음을 공중에 묶어둔 채 아직도 몽골 정부청사 건너 쪽 그보다 더 큰 대사관으로 남은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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