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촛불

저녁이 서서히 익어갈 때 지평선 위에 붉은빛을 드리우고 떠나는 마지막 태양을 넓은 평원 멀리서 바라보는 목가적 풍경 앞에 서 보았을 때 나는 이상한 경이로움을 느낀다. 이제 주로 바쁜 도시에만 사는데 길들어버린 나는 그런 일들은 아득한 향수로 남을 뿐이고 그런 풍경의 접근은 특별한 시간을 내어 호젓한 시골을 찾아가야 하며 무슨 사치로까지 생각해 버리게 되었다. 잡다한 의무는 많고 마음은 찌들어 오고 내 존재가치가 상실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면 갑자기 당황해지면서 나는 더욱 그런 지평선의 풍경을 그리워하게 된다. 며칠 전 나는 서울 어느 높은 건물상층에서 오랜만에 다정한 두 친구와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서울이 거의 다 내다보였다. 비록 망망대해나 넓은 평원에서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창 밖의 확 트인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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