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만댁 #2


서만댁 #2

1988년 8년 여름 땅속에서 보낸 세월이 얼마나 야속했던지 매미의 구애가 무더운 여름을 사정없이 알린다. 매미소리가 우렁차게 들리는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큰 대문이 나온다. 성인 키 반만 한 고무대야가 먼저 반긴다. 큰 대문에 비해 처량한 고무대야는 을씨년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서만댁' 그녀는 이곳의 안주인이다. 이름을 잊어버렸다. 누군가의 딸로 살아온 세월보다 어머니의 세월이 훨씬 길었다. 그리고 오늘은 막내며느리가 손주를 보는 날이다. 옛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했던가. 지금이야 동네사람들에게 막걸리 한잔마시며 6.25사변 피난 오던 얘기 하듯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으나 머리에 피도 안마른 고등학생 신분으로 동거부터 시작하겠다고 하는 아들놈이 너무나 야속했다.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새끼가 뭐라캐삿노?" 으이? 니는 이새끼가 커가꼬 뭐해 쳐묵을라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새끼야 이 비러먹을 새끼야! 철기는 중학교 이후로 들지 않았던 야구 방망이를 손에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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